
한여름 밤.
창문을 닫아도 어디선가 ‘웅-‘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밖을 보면 건물 외벽마다 실외기가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있습니다.
당연하게 여겨왔지만, 사실 이 원리는 100년째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100년짜리 기술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핵심은 냉매가 아니라 자석입니다.
1. 🧊 에어컨은 왜 아직도 100년 전 방식일까
지금의 에어컨은 압축기로 냉매를 압축해 뜨겁게 만들고, 이를 풀어주며 증발시키는 과정에서 주변의 열을 빼앗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원리 자체는 100년 넘게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에서 파생되는 것들입니다. 냉매는 온실가스 규제 대상이 되고, 압축기는 소음을 만들며, 실외기는 뜨거운 열을 그대로 밖으로 뿜어내면서 전력을 계속 소비합니다.
2. 🌍 냉매를 계속 사용할 수 없는 시대
과거 널리 쓰이던 프레온가스는 오존층 파괴 문제로 국제 협약을 통해 퇴출됐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한 대체 냉매 역시 강력한 온실가스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다시 규제 대상이 됐습니다.
유럽은 F-Gas 규제를 통해 환경에 해로운 냉매의 사용 자체를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국제 협약에 따라 관련 냉매 사용을 줄여나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스를 마음껏 쓸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냉매 자체가 필요 없는 새로운 냉각 기술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3. 🧲 자석이 차가움을 만든다
이 지점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자기열량효과(Magnetocaloric Effect)입니다.
특정 금속에 자석을 가까이 대면 온도가 올라가고, 자석을 떼는 순간 그 금속은 주변의 열을 흡수하며 차가워집니다. 가스 압축 없이도 자석을 붙였다 뗐다 하는 동작만으로 냉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리입니다.
다만 한 번의 동작으로 얻을 수 있는 온도차는 2~3도에 불과합니다. 냉장고나 에어컨이 제 역할을 하려면 훨씬 큰 온도차가 필요한데, 이 한계가 자기냉각을 100년 동안 실험실에 머물게 한 이유였습니다.
4. 🏪 이미 상용화는 시작됐다
독일의 스타트업 마그노썸은 자기냉각 방식의 음료 냉장고를 코카콜라에 납품한 데 이어, 2세대 제품을 독일 슈퍼마켓 체인 매장에 실제로 설치해 11주간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냉매 방식과 동일한 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전력은 15% 덜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험실 기술이 아니라 실제 매장에서 검증된 결과라는 점에서, 이 기술이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5. 🇰🇷 한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냉매 없는 냉각 기술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차세대 펠티어 냉각 기술을 연구해 그 성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했습니다. 펠티어 냉각은 반도체 소자에 전기를 흘리면 한쪽 면은 차가워지고 다른 면은 뜨거워지는 원리를 이용하는 기술로, 자기냉각과는 원리가 다르지만 냉매를 쓰지 않는다는 방향성은 같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연구 성과 발표 단계이며, 삼성전자는 별도로 펠티어 소자와 고효율 컴프레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통해 관련 기술 일부를 실생활에 적용해보고 있는 정도입니다.
또한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자기냉각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소재·부품·모듈 전주기 기술을 개발하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춘 국산 소재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이 역시 상용 제품이 아니라 국가 연구기관 차원의 기술 개발 성과입니다.
아직 자기냉각과 펠티어 냉각이 완전히 같은 기술은 아니고, 두 기술 모두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냉매 없는 미래 냉각이라는 방향성은 국내 산학연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6. ❄️ 정말 실외기가 없어질까
많은 기사들처럼 실외기가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열은 결국 어딘가로 밖으로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냉매 없는 에어컨, 압축기 없는 냉각, 더 조용하고 전기를 덜 먹는 냉각 방식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벽에 걸린 실외기가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작동 원리 자체는 앞으로 10년 안에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진스브리프 한 줄 요약: 100년 동안 유지된 냉매 기반 에어컨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자기냉각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냉매 없는 미래 냉각 기술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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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공개된 연구자료와 기업 발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미래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현재 상용 제품의 성능이나 상용화 시기는 연구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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