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어떤 회사는 주가가 오를수록 걱정이 커집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CB(전환사채)를 발행한 회사는 주가가 오를수록 채권자가 주식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회사는 새 주식(신주)을 발행해야 합니다.
오늘은 지난 오버행 편에서 예고했던 CB, 전환사채를 다룹니다. 오버행이 ‘현상’이라면, CB는 그 현상을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CB란 무엇인가 – 회사 입장에서 먼저 보기
회사가 돈이 필요합니다. 은행 대출은 조건이 까다롭고, 일반 회사채도 신용도가 낮으면 발행이 어렵습니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처럼 아직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회사들은 이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습니다.
이때 CB가 대안이 됩니다. 회사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채권처럼 이자도 받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만 알아도 CB의 핵심은 충분합니다.
왜 악재로 여겨지는가
흐름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100억원 규모 CB가 발행됩니다. → 시간이 지나 주가가 오릅니다. → CB를 가진 투자자가 전환청구권을 행사합니다. → 회사는 신주를 새로 발행해서 줘야 합니다. →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납니다.
이렇게 주식 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 한 사람이 가진 회사 지분 비율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이를 희석이라고 부릅니다. 회사가 실적이 좋아져서 주가가 오른 게 아니라, CB 전환 물량 때문에 주가가 눌리는 상황을 기존 주주가 마주하게 되는 겁니다.
리픽싱, 물량이 더 늘어나는 이유
지난 오버행 편에서 리픽싱(전환가액 하향조정)을 다룬 적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액도 같이 낮아지도록 계약에 정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주가가 하락할수록 오히려 더 많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주가가 부진할수록 물량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입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
CB 얘기가 나오면 커뮤니티나 유튜브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CB 세력도 물려있으니 걔들도 돈 벌려면 주가를 올려야 한다”, “전환가 이상까지는 반드시 올린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CB에 투자한 쪽의 목표는 ‘주가를 계속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목표 수익 구간에 도달하면 전환 후 바로 차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주가를 일정 수준까지만 올려놓고 물량을 정리하면 그 시점에서 목적은 이미 달성된 셈입니다.
그래서 “CB가 있으니 주가를 계속 올려줄 것”이라는 해석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CB 투자자의 이해관계와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는 완전히 같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습니다.
CB는 무조건 악재인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CB는 발행 목적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성장 목적 CB | 생존 목적 CB |
|---|---|
| 설비투자 | 적자 메우기 |
| 공장 증설 | 채무상환 |
| 연구개발 | 반복 발행 |
| M&A | 운영자금 의존 |
그래서 CB 공시를 볼 때는 발행 목적이 성장을 위한 것인지, 자금난을 메우기 위한 것인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CB 공시, 혼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엔켐이나 HLB처럼 성장기업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CB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종목을 볼 때는 CB 발행 자체보다 발행 목적, 전환가액, 리픽싱, 미전환 잔액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확인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DART(dart.fss.or.kr)에서 회사명 검색
② ‘전환사채권 발행결정’ 공시 찾기 (여러 회차가 있으면 회차별로 확인)
③ 권면총액 확인
④ 전환가액 확인
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 확인
⑥ 이후 공시에서 미전환 잔액 확인
키움 영웅문 같은 증권사 앱에서는 종목 화면의 ‘공시’ 탭을 누르면 DART 원문으로 바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매번 DART를 직접 검색할 필요 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워 보여도 두세 번만 직접 공시를 읽어보면, 어떤 기업의 CB가 위험한지, 어떤 CB가 성장 투자용인지 구분하는 눈이 생깁니다.
[표 삽입 위치 – 브랜드 컬러 스타일 적용]
| 체크 항목 | 공시에서 찾는 항목 | 왜 보는가 |
|---|---|---|
| 권면총액 | 공시 상단 | 물량 규모 |
| 전환가액 | 전환가액 항목 | 희석 가능성 |
| 리픽싱 조건 | 전환가액 조정 사항 | 향후 물량 증가 |
| 발행 목적 | 공시 상단 | 성장 투자 vs 자금난 |
| 미전환잔액 | 이후 공시 | 남은 오버행 |
정리하며
CB는 회사에게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고, 투자자에게는 이자와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하지만 기존 주주에게는 전환청구가 진행될 때마다 희석과 오버행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CB는 주식으로 바뀌는 채권이라면, BW는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둘의 차이를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 한 줄 요약: CB는 회사엔 자금줄, 투자자엔 옵션, 기존 주주엔 희석 부담이라는 세 가지 얼굴을 가진 채권입니다.
💬 CB 발행 공시, 호재라고 생각하세요 악재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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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투자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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